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이가 빠졌다’고 놀라실 때가 있습니다. 특히 새끼 고양이는 유치(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므로 큰 문제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반면 성묘나 이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치과 질환이나 외상 등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치가 빠지는 정상적 시기, 유치가 아닌 영구치가 빠지는 주요 원인, 응급 대처법과 치료 과정, 그리고 예방 및 관리법까지 집사님이 꼭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정리하였습니다.
1) 유치(젖니)가 빠지는 시기 — 정상 과정입니다
새끼 고양이의 치아 교체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입니다. 대체로 유치는 생후 약 2주에서 6주 사이에 하나씩 나기 시작하며, 3~4개월(약 12~16주) 무렵부터 유치가 빠지기 시작하고, 6개월경에는 대부분의 영구치가 거의 자리 잡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앞니→ 송곳니→ 작은 어금니→ 큰 어금니가 차례로 교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입에서 약간의 피가 묻어 있거나, 씹는 행동이 불편해 보일 수 있지만 대체로 수일 내 호전됩니다. 다만 유치가 제때 빠지지 않고 영구치와 함께 두 줄로 남아 있는 경우(=유치 잔존)는 교합 문제(물림 이상)이나 음식물 저류, 치석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수의사 상담 및 발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유치가 아닌 ‘영구치’가 빠지는 경우 — 위험 신호입니다
성묘에서 영구치가 빠지는 것은 정상적 현상이 아닙니다. 영구치가 빠지거나 흔들리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원인을 의심해야 합니다.
- 치주질환(치은염·치주염) —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플라그와 치석이 쌓여 잇몸에 염증이 오면 치주조직이 파괴되어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입 냄새(구취), 잇몸 출혈, 침흘림, 식욕 저하 같은 증상이 동반됩니다.
- 치아 흡수성 병변 — 고양이에서 매우 흔한 질환으로, 치아 자체가 턱뼈에 흡수되어 결국 치아 구조가 붕괴되고 빠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하지만 외형적 변화가 적어 알아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외상(교통사고·낙상·싸움 등) — 부딪힘이나 충격으로 치아가 깨지거나 뿌리까지 손상되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탈구될 수 있습니다.
- 구강내 종양(혹은 골질환) — 드물지만 종양에 의해 뼈가 침식되면 치아가 빠질 수 있습니다.
- 전신 질환 — 심한 영양결핍, 호르몬 이상 등으로 뼈와 잇몸 건강이 악화되면서 치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 고양이 이빨이 빠졌을 때 보이는 증상 — 집사가 관찰해야 할 신호
치아 문제가 진행되면 행동 변화나 먹는 습관의 변화로 집사님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의 깊게 살펴볼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입에서 악취(구취)가 심해짐
- 침 흘림, 음식물 흘림
- 한쪽으로만 씹는 행동, 사료를 남김
- 입주변을 자주 긁거나 발로 입을 건드림
-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부어있음
- 얼굴이 붓거나(특히 턱 아래·볼 부근) 발열, 무기력
- 음식 섭취량 감소로 인한 체중 감소
이런 증상이 보이면 빠르게 수의사의 구강 검진을 받으셔야 합니다.
4) 집에서 즉시 해야 할 응급 대처법 (영구치가 빠졌을 때)
성묘의 영구치가 갑자기 빠지거나 심한 출혈이 있을 때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안전한 응급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출혈이 심하면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5~10분 정도 압박 지혈을 시도합니다. (지속 출혈 시 즉시 동물병원으로 이동)
- 심한 통증이나 큰 외상(골절·의식 저하 등)이 의심되면 응급실 방문을 권장합니다.
- 빠진 치아 조각이나 치아를 발견하면 식염수에 담아 수의사에게 전달하세요. (사람처럼 재식립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수의사가 상황을 판단합니다.)
- 절대 집에서 직접 이를 뽑거나 약(진통제 등)을 임의로 투약하지 마세요. 일부 인간용 약물(예: 아세트아미노펜 등)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입니다.
- 식사는 당분간 부드러운 사료·습식·미음 형태로 제공하여 상처 자극을 줄여주세요.
5) 수의사 진단과 치료 과정
병원에서는 구강 검사뿐 아니라 필요 시 구강 방사선(치과 X-ray)을 촬영하여 뿌리 상태나 골 손실 여부를 확인합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 치석·치주질환 : 전신마취 하에 스케일링(치석 제거)과 표면 연마, 필요한 경우 발치와 잇몸 치료를 시행합니다.
- 치아 흡수성 병변(FORL) : 통증 완화를 위해 손상된 치아를 제거하거나 크라운 제거(치관 절단) 및 뿌리 제거 등 진행된 치료를 실시합니다.
- 외상 : 골절이나 탈구 상태에 따라 봉합, 발치, 골 고정 등의 처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감염 : 항생제 처방 및 진통제 투여가 병행됩니다(항생제·진통제는 반드시 수의사 처방을 따르세요).
수술 후에는 통증 관리와 항생제, 식이조절(부드러운 음식), 구강 위생 관리 지침을 따르게 됩니다. 구강 방사선은 치아 뿌리와 치조골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며, 정확한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됩니다.
6) 유치(젖니) 관련 주의사항 — 잔존 유치(유치 잔존)와 대처
유치가 자연스럽게 빠지지 않고 영구치와 함께 남아 있는 경우를 ‘유치 잔존’이라고 합니다. 잔존 유치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영구치의 위치 이상(치아 배열 불량) 유발
- 음식물 끼임으로 인한 충치·치석·치주질환 촉진
- 교합 문제로 인한 턱관절(자세) 이상이나 미세 외상 발생
일반적으로 6개월 전후까지 유치가 남아 있다면 수의사와 상담하여 발치 여부를 결정합니다. 조기에 발치하면 영구치 배열을 정상화하고 추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7) 예방과 관리 — 치아 건강을 지키는 일상 습관
치아 문제의 예방은 병원 치료보다 훨씬 덜 부담스럽고 비용도 절감됩니다.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기적인 칫솔질 — 고양이 전용 칫솔과 치약으로 가능한 한 자주(이상적으로 매일) 닦아 주면 플라그 축적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치과 전용 간식·사료 — 플라그·치석 억제 기능이 있는 제품을 보조적으로 활용합니다.
- 정기 구강검진 — 최소 연 1회 이상 수의사에게 구강 상태를 점검받고 필요 시 전문 스케일링을 받습니다. 노령묘나 치과 이력이 있는 고양이는 더 자주 점검이 필요합니다.
- 구강 관찰 — 집사님이 평소에 입 냄새, 침흘림, 식습관 변화를 체크하여 이상 조기 발견에 도움을 줍니다.
8) 자주 묻는 질문(FAQ)
Q. 새끼 고양이가 유치 빠지는 걸 직접 도와줘야 하나요?
A. 보통 자연스럽게 빠지므로 도와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유치가 오랜 기간(6개월 이상) 남아 있거나 영구치가 비뚤게 자라는 경우 수의사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이가 빠진 걸 발견했는데, 집에서 뽑아도 될까요?
A. 절대 집에서 스스로 뽑지 마세요. 출혈, 감염, 치근 파편 잔류 등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사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Q. 치아가 흔들리는데 통증을 안 보여요. 기다려도 될까요?
A. 고양이는 통증을 숨기는 동물입니다. 치아 흔들림은 이미 치주조직 손상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빠른 수의사 진단을 권장합니다.
마치며
새끼 고양이의 유치 교체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으로 대체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성묘의 영구치가 빠지거나 잇몸 출혈·구취·식욕부진 같은 이상 징후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적절한 조기 진단과 치료, 그리고 평소 구강 관리(정기적인 칫솔질·치과검진)를 통해 고양이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수의사와 상의하세요. 빠른 대응이 반려묘의 고통을 줄이고 합병증을 예방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수의사 진료를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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